▪홍진숙
이번 작업에는 어릴 적 가족들과 자연 속에서 추억을 함께했던 기억들이 반영되어 있다. 산으로 들로 다니면서 다양한 자연을 경험하고 그것의 아름다움을 만끽했던 기억들. 그러한 기억은 팬데믹 시대에 삶의 의미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힘이 되어 작품의 중요한 주제로 자리잡게 되었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버려지거나 쓸모 없어진 물건들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아트 방식을 통해 자연과 환경, 그리고 인간과의 관계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나의 작품들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한 인식이 나뿐만 아니라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객들에게도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현아선
현무암에 난 구멍자국들 하나하나를 그리고 있다 보면 어떤 사람들이 보이게 되고, 나는 그 사람들을 돌에서 끄집어내 그린다. 작품 속의 돌과 돌은 닮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다른 모습이다. 서로 얽히고 설킨, 무게에 눌려 잘못하면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일 수도 있다. 하지만 돌은 돌에게 위로를 바라고 의지하고 싶어한다. 가정의 원초적인 역할인 보호와 사랑 역시 이들 관계와 유사하다. 가족 관계에서의 보호와 사랑은 필요한 것이지만, 이것들이 과하면 관계가 틀어지기 마련이다. 현재, 지속된 팬데믹으로 인해 소통과 감정의 단절이 진행되고 있다. 크게는 국가 간의 단절 그리고 작게는 개인 간 관계의 단절이 진행되고 있다. 개인에게 가장 밀접한 가정까지 ‘각자도생’의 정신이 깊게 자리하게 되면서, 나는 예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꾸준히 고민하게 됐다. 이번 작업이 가족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줌과 동시에 가족의 원초적인 역할이 무엇인지 그리고 사랑과 소통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현승의
옛 선조들은 자연물 혹은 자연의 형상이 담긴 예술품들을 수집했다. 그들에게 있어서 수집한 사물들을 바라보는 것은 취미 혹은 풍류의 차원을 넘어서서 정신을 가다듬고 정돈하는 과정이었으며, 작품 < Shape Collection > 시리즈는 그러한 동양의 미학을 모티브로 삼아 제작되었다. 자연형상에 마음을 의탁하고 그로부터 정신적 힘을 얻는 것. 이는 현대사회, 특히 코로나로 인해 더더욱 삭막해진 오늘날에 더더욱 필요한 삶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작품 < Shape Collection >은 나의 머릿속에서 축약되고 응집된 자연의 관념적인 형상들을 천과 바느질을 통해 제작한 것이다. 나의 상상을 통해 재구성된 자연의 곡선적인 형태는 천의 질감과 어우러지며 껴안아보고 싶은 인형과 같은 모습으로 구현된다. 이는 잠시라도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형상 그 자체를 즐기며 위안하고자 하는 나만의 자연 수집품이자 관람객에게 건네는 위로라고 할 수 있다.
가는잎처녀고사리의 외출 2~4
바구니에 모노타이프콜라주
각 지름60cm, 2021
넉줄고사리
종이에 모노타이프, 지름70cm, 2021
세 자매
장지에 채색, 120x100cm, 2021
아버지의 모자
모자에 모노타이프콜라주, 지름50cm, 2021
돌 그리고 돌 1~10
종이에 연필, 각 20x38cm, 2021
돌 그리고 돌 11~17
종이에 연필, 각 20x38cm, 2021
돌 그리고 돌 20
종이에 연필, 각 20x38cm, 2021
돌 그리고 돌 28
종이에 연필, 각 20x38cm, 2021
Shape Collection 1~5
천에 바느질, 가변설치, 2021
Shape Collection 3
천에 바느질, 가변설치, 2021
Shape Collection 6~8
천에 바느질, 가변설치, 2021
Shape Collection 9~11
천에 바느질, 가변설치, 2021